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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아요, 좋아 헐, 실수


보일듯 말듯 가물거리는

안개속에 쌓인 길

잡힐 듯 말 듯 멀어져 가는

무지개와 같은 길

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

둘러 보아도 찾을 수 없네

그대여 힘이 되주오

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

그대여 길을 터주오

가리워진 나의 길

이리로 가나 저리로 갈까

아득하기만 한데

이끌려 가듯 떠나는 이는

제 갈 길을 찾았네

손을 흔들며 떠나 보낸 뒤

외로움만이 나를 감쌀 때

그대여 힘이 되주오

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

그대여 길을 터주오

가리워진 나의 길

서늘한 점심상 / 허수경

잠깐, 광화문 어디쯤에서 만나 밥을 먹는다

게장백반이나 소꼬리국밥이나 하다못해 자장면이라도

무얼 먹어도 아픈 저 점심상

넌 왜 날 버렸니? 내가 언제 널?

살아가는 게, 살아내는 게 상처였지, 별달리 상처될 게 있다면 지금이라도 떠나가볼까,

캐나다? 계곡? 나무집? 안데스의 단풍숲?

모든 관계는 비통하다, 지그시 목을 누르며

밥을 삼킨다

이제 나에게는 안 오지? 너한테는 잘 해줄 수가

없을 것 같아, 가까이할 수 없는 인간들끼리

가까이하는 일도 큰 죄야, 심지어 죄라구?

너는 다시 어딘가에서 넥타이를 반쯤 풀며

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머리를 누르고

나는 어디, 부모 친척 없는 곳으로 가볼까?

그때, 넌 왜 내게 왔지?

너, 왜라고 물었니?

C’est la vie, 이 나쁜 것들아!

나, 어디 도시의 그늘진 골목에 가서

비통하게 머리를 벽에 찧으며… …

다시 간다

서늘한 점심상 허수경